Saturday, December 31, 2011

작년 이맘때쯤 나는 죽었다


작년 이맘때쯤 나는 죽었다

<에밀리 디킨슨>


작년 이맘때쯤 나는 죽었다

내 운구가 농장을 지날때 난

옥수숫대 부딪는 소리를 들었다.

술이 달려 있었다.

리처드가 방아간으로 갈 때마다

얼마나 노랗게 보였던가 생각하니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무엇인가 나를 막았다.

빨간 사과들이

그루터기 사이마다 박혀 있고

들판을 빙둘러 마차들이 기우뚱 서서

호박을 싣고 있겠구나 생각했다.

누가 나를 제일 그리워하지 않을까 궁금했다.

추수 감사절이 되어

아버지가 공평하게 담으시려고

접시 수를 늘린다면―

크리스마스 흥이 깨질 텐데.

내 양말이 너무 높이 걸려 있어

산타클로스의 손이

내 높이까지 닿지 않으니…

이런 식의 생각이 나를 슬프게 했다.

해서, 달리 생각해 본다.

다음 어느 완전한 시절, 그 때에는

그들이 반드시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에밀리 디킨슨은 미국의 가장 유명한 여류시인이다. 청교도의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고 그녀 자신도 한 때 신학교를 다녔지만, 그녀가 신앙인으로 남았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녀는 일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자신이 살던 집을 떠나지 않았다. 이천편의 시를 썼지만  한편도 출판하지 않았다. 그녀의 시는 대체로 음울하고 주로 죽음을 주제로 하고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