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December 31, 2011

겨울노래 (Winter Song)

겨울노래

<이해인 수녀>

끝없는 생각은
산기슭에 설목으로 서고
슬픔은 바다로 치달려
섬으로 엎드린다
고해소에 앉아
나의 참회를 기다리는
은총의 겨울
더운 눈물은 소리없이
눈밭에 떨어지고
미완성의 노래로 개켜들고
훌훌히 떠난 자들의 마을을 향해
나도 멀리 갈길을 예비한다
밤마다 깃발드는
예언자의 목쉰소리
오늘도
나를 기다리며
다듬이질하는 겨울

Winter Song

<Sister Lee, Hae-In>

Endless thoughts have become
a snow tree standing on the foothill.
Sorrow runs to the sea
to prostrate as an island.
Sitting in the penitentiary
waiting for my turn to repent
is the winter of grace.
Warm tears are silently falling
on the snowy field
and I too prepare to leave for a long journey
as those who have shaken off and left for a village
slinging unfinished songs up on their shoulders.
Oh the sound of coarse voice
of the prophet that
raises a flag every night.
Again today
winter is pounding
waiting for me.


작년 이맘때쯤 나는 죽었다


작년 이맘때쯤 나는 죽었다

<에밀리 디킨슨>


작년 이맘때쯤 나는 죽었다

내 운구가 농장을 지날때 난

옥수숫대 부딪는 소리를 들었다.

술이 달려 있었다.

리처드가 방아간으로 갈 때마다

얼마나 노랗게 보였던가 생각하니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무엇인가 나를 막았다.

빨간 사과들이

그루터기 사이마다 박혀 있고

들판을 빙둘러 마차들이 기우뚱 서서

호박을 싣고 있겠구나 생각했다.

누가 나를 제일 그리워하지 않을까 궁금했다.

추수 감사절이 되어

아버지가 공평하게 담으시려고

접시 수를 늘린다면―

크리스마스 흥이 깨질 텐데.

내 양말이 너무 높이 걸려 있어

산타클로스의 손이

내 높이까지 닿지 않으니…

이런 식의 생각이 나를 슬프게 했다.

해서, 달리 생각해 본다.

다음 어느 완전한 시절, 그 때에는

그들이 반드시 나를 찾아올 것이라고.



에밀리 디킨슨은 미국의 가장 유명한 여류시인이다. 청교도의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고 그녀 자신도 한 때 신학교를 다녔지만, 그녀가 신앙인으로 남았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녀는 일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자신이 살던 집을 떠나지 않았다. 이천편의 시를 썼지만  한편도 출판하지 않았다. 그녀의 시는 대체로 음울하고 주로 죽음을 주제로 하고있다.

하늘 (Sky)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 하늘에
  
내가 안긴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
  
초가을 햇빛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Sky

<Park, Du Jin>

Sky is coming toward me.
Gingerly gentle
from far away

Sky, the sky coming from far away
is blue like a lake

Into the lake blue sky
I am submerged. Entire body submerged

Into the breast, breast
seeping sky
aroma of the sky's breath

Warmth of the sunlight
with the early autumn sunlight
cleansing the neck

I drink the sky.
Again I drink in thirst

In the sky I drink
I get ripen
like an apple I get ripen


이 시를 읽을 때 <전쟁과 평화>의 프란츠 베주호프를 생각나게 한다. 인생의 근원적 문제로 극심한고뇌와 번민을 하던 그가 전쟁터에서 포탄에 맞아 쓰러졌을 때 비로소 처음으로 하늘을 본다. 평화로운 하늘을 보게 된다. 하늘, 평화와 안식의 하늘, 그와같이 나 또한 젊은 날 처음으로 언덕에 누워 이 시를 읖조리며 하늘을 보게 되었다. 구원의 하늘. 하나님의 하늘. 그때 분명히 하늘이 내게 여릿여릿 닥아왔다.



두보


귀안

봄에 만리밖의 나그네
난리 그쳐 돌아갈 해 언제인가
강가의 기러기는 애간장을 끊으며
내고향 북쪽으로 높이높이 날아가네

두보가 53세 (764년) 피난지 성도에서 지은 오언 절구(五言絶句)의 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안녹산의 난으로 고향을 등지고 만리 밖 타향에서 유랑하던 시인이 고향에 대한 향수 기러기에 빗대어 애절하게 노래하고있다. 이즈음 그는 귀는 멀고, 다리는 절어오며, 폐결핵과 중풍으로 기동조차 어렵고, 삭풍에 소매자락은 낡고 헤어져, 더이상 살 소망이 없던 때였다.

두보(712~770)는 당나라 시대 대표적 시인이었다. 부친때부터 가세가 기울어 평생 가난한 생활을 면치 못하였다. 도 여타 문인들과 같이 벼슬을 하기 위해 과거시험에 여러번 응시하였으나 거듭 좌절을 겪고, 오, 월, 제, 조나라의 땅을유랑다, 37세 낮은 관직을 얻었으나 궁핍한 생활을 면치 못하였다. 이때 그의 어린 아들도 굶어 죽는다. 두보는 수도 장안의 귀족들이 호화방탕한 생활을 누리는것과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려 거리에 얼어죽은모습을 친히 목격하며 <부자집에서는 술과 고기 썩는냄새가 나고 길가에는 얼어 죽는 사람의 시체가 뒹구는 구나>하고 탄식하였. 고난을 겪으며, 두보는 통치자들의 부패와 인민의 고난을 함께 인식하게 되고 나라와 인민을 우려하는 시인 되었다.

어렵게 얻은 관직도 한달도 안돼 전란으로 인해 버려두고, 두보는 다시금 정처없이 떠돌아다니게된다. 식솔들을 거느리고 중국 서남부의 성도에 가서 친구들의 도움으로 년간 피난생활을 하게된다. 이즈음 그는 <초가집이 추풍에 무너졌네>라는 시를 지어 온 집안이 난에 시달리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60세를 못넘기고 두보는 가난과 질병으로 망명의 길에서 사망하였다. 평생 가난과 질병과 고통가운데 끝없는 피난살이를 해야했던 두보. 그는 실로 신고를 많이 겪고 슬픔을 아는 자라, 그를 일컬어 후대인들은 시성이라고 칭하였다. 죽기전 그는 국파산하재로 우리에게 낮익은 오언절구춘망이라는 시를 남긴다.

춘망

나라는 망하고 산천 남아있
봄빛 가득한 성터엔 초목만이 깊어졌네
시절애상하니 꽃 봐도 눈물나고
한 많은 생이별에 새소리맘을 울리는구나
석 달을 연 이어서 봉화오르니
기다리는 고향 소식 만금보다 귀하구나
흰머리 긁을 수록 더욱 드물어져
이제는 비녀조차 꽂을 수가 없구나



<토마스 트란스트뢰머> -- 2011 년도 노벨문학상 수상자

우리가 던진 돌들이 유리처럼 선명하게
세월속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골짜기엔
순간의 혼란된 행위들이
나무꼭대기에서 꼭대기로
날카롭게 소리치며 날아간다. 현재보다
희박한 대기속에서 입을 다문 돌들이
산꼭대기에서 꼭대기로
제비처럼 미끄러져,
마침내 존재의 변경지대
머나먼 고원에 이른다. 그곳에서
우리의 모든 행위들이
유리처럼 선명하게 떨어진다.
바로 우리들 자신
내면의 바닥으로


탁월한 은유와 초월성이 돗보이는 작품이다. 시인은 스웨덴사람으로 이 시를 감상할 때에는 북구라파의 침울한 침엽수 산림을 연상해야 한다. 돌을 던진다. 까마귀가 까악 까악 멀리 날아간다. 우리의 존재의 먼 피안처로 날아가 사라진다.


L'Adieu (안녕)


L’Adieu

<Guillaume Apollinaire>

J'ai cueilli ce brin de bruyère
L'automne est morte souviens-t'en
Nous ne nous verrons plus sur terre
Odeur du temps Brin de bruyère
Et souviens-toi que je t'attends

안녕

<기욤 아뽈리네르>

나는 꺾었다 히이스가지를
가을은 죽었다 말해다오
지상에서 영원히 우리 다시 못보리
시간의 향기 히이스 가지여
기억해다오 그대를 기다림을


기욤 아뽈리네르는 블란서의 초현실주의 시인으로서 우리에게는 <미라보 다리위에>라는 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시에서 시인은 영속함이 없는 모든 존재의 애절한 슬픔을 히이스가지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추강에 밤이드니 (Night Falls on Autumn River)


추강에 밤이드니 

<월산대군>

추강에 밤이드니
물결이 차갑구나
낚시 들이치니
고기 아니 무노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저어 오노라

Night Falls on Autumn River

<Prince Wolsan>

Night falls on autumn river
The water is cold
Letting down the fishing line
No fish would bite
So I row the empty boat back
Loading in the apathy moon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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